안치환의 '아이러니'를 들으면서 생각한다
안치환의 '아이러니'를 들으면서 생각한다
  • 장화경 기자
  • 승인 2020.07.09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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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눈 어둔 권력에 알랑대니/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진보의 힘 자신을 키웠다네/ 아이러니 왜이러니 죽쒀서 개줬니/아이러니 다이러니 다를게 없잖니"

최근 발표된 가수 안치환의 '아이러니'의 초반부 가사이다.

늘 포효하는 듯한 음색으로 듣는 이들의 가슴을 때로는 시원하게, 때로는 서늘하게 만들어왔던 안치환의 이번 신곡은 최근의 여러 정치사회적 행태와 맞물려 많은 것들을 생각케한다.

멀리는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뤘던 김대중정부에서부터,  오늘의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똬리를 틀고있는 진보기생세력, 사이비 진보들의 기회주의를 질타하고 있는, 매우 직설적 내용을 담고있다.

한 인터뷰에서 안치환은 진보진영이 시민의 힘으로 집권했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때 싸우지 않고 잇속만 챙긴 기회주의자들이 득세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러니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가 보기에도 과거 운동권이 기득권층화한 현 정권에서 진보로 포한한 기회주의자들이 권력실세 노릇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기 어려웠던 것 같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최근 논란이 된 부동산문제에 있어 집권당인 더불어 민주당 의원 4명중 1명이 다주택 소유자인 것으로 밝혀져 가뜩이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불만을 품고있는 국민들의 가슴에 기름을 끼얹었다. 청와대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해말 다주택을 보유한 대통령 참모들에게 거주용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토록 했지만 대다수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특히 대통령 비서실장은 예전 지역구의 다소 싼 주택만 처분한 채 강남의 아파트는 그대로 안고있으려다가 여론의 거센질타를 받은 뒤에야 처분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렇듯 '촛불혁명'을 뒷받침했던 시민들의 염원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권력의 취한 세력들이 안치환에게도 보였던 셈이다.

 한 지방자치단체의 시장은 조폭의 금품지원을 받은 혐의로 시장직 상실위기까지 갔다가 9일 열린 대법원 선고에서 파기환송되면서 일단 살아났지만 이 진보출신 시장의 혐의는 어이없는 것이었다.  본인은 "몰랐다"며 부인으로 일관했다고 했지만 법원도 믿지 않았다. 

공개된 사례들만은 아니다. 문재인 정권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선의 공다툼, 자리다툼은 끝나지 않은 모양새다. 해서 크든 작든 정부안팎의 공직이 비는 경우 자칭 '핵심 측근'들의 이전투구가 보는 이들의 눈쌀을 지푸리게 할 정도라고 한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여권출신이 단체장을 하는 지방정부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다.  윤흥길의 소설 '완장'에 등장하는 내용과 흡사하게, 안치환 신곡속의 '콩고물의 완장'이 도처에서 횡행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의 성적이 나락으로 떨어지든 말든, 코로나 19 사태로 민생이 도탄에 빠지든 말든 자칭 개혁을 참칭하는 기회주의자들이 진보와 개혁을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민생의 가장 중요한 지점인 경제를 비롯해서 남북관계, 사회개혁들이 정체되거나 후퇴되는 이면에는 이런 기회주의자들의 자기 몫 챙기기도 한몫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권주변 인사들의 행태를 보면서 국민들 눈에는 그렇게 비치고 있을 지 모를 터이다.

 그래서 50여년전 한 시인이 "껍데기는 가라"고 외쳤던 것처럼 안치환도 오늘 "잘가라! 기회주의자여"라고 가슴을 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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