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로또취업' 공정성 우려…"알바생도 공채로 정규직 되게 하자"
'인천공항 로또취업' 공정성 우려…"알바생도 공채로 정규직 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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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2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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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서혜림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2여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하면서 취업난에 시달리던 취업준비생들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인천공항공사는 공기업 가운데 가장 연봉이 높다고 알려져 있어 취업준비생들은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이 사실상 '로또 취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내놓고 있다.

노동·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비판들 가운데 사실과 다른 내용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이슈가 나올 때마다 '공정성' 논란이 벌어져 사회적 갈등이 재차 반복되고 있는 점에 우려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층의 우려하는 지점에 대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97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중 공항소방대와 야생동물통제, 여객보안검색 등 생명·안전분야는 직접 고용하고, 나머지 공항운영, 보안경비 등 7642명은 자회사 소속으로 정규직 전환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로또취업' '역차별'이란 비판 여론이 끓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정규직이 됐다"며 "이건 평등이 아니라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입니다"는 내용과 함께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중단'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청원글은 게시 이틀 만에 청와대 답변기준인 20만명이 넘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7년 '비정규직 제로'를 외치며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꺼낸 뒤로 '공정성'은 뜨거운 화두가 됐다. 지난 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19만3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청년들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열심히 스펙을 만들고 시험을 봐서 정규직으로 입사하길 원하는 취업준비생에게 역차별로 돌아온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청년들이 요새 경제상황도 안 좋고 코로나 때문에 취직자리까지 막혔다"며 공정성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로 청년 취업난을 들었다. 다만 노 소장은 사회적인 토론을 끌어 내기 위해 먼저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면 젊은 세대가 일자리를 빼앗기고 아르바이트로 들어온 사람들이 5000만원 연봉을 받는 정규직으로 간다고 분개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인천공항 보안검색요원은 특수경비원 교육기관에서 전문연수를 받은 사람만 일할 수 있어서 아르바이트 채용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노 소장은 정규직 전환 이후에도 연봉이 복리후생까지 포함해 4000만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2019년 기준 4500만원 수준의 정규직 입사자 초봉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 소장은 "파견용역노동자들을 3년마다 계약하고 경쟁하게 해서 일하는 게 정부 공기업에서 할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예전 방식으로 갈 수 없다는 점은 합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공정성' 논란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조가 후퇴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장지혜 청년유니온 서울지부 위원장도 "원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취지가 불안한 처우 개선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라는 점에 있다"며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논의되지 않고 계속해서 취업준비생과 현직 노동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으로 비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강선진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들이 느낄 박탈감에 더 집중했다. 강 교수는 경제 상황은 악화되고, 청년 일자리는 줄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일자리를 정규직화하는 것은 취업 준비생에게는 '취업 기회의 박탈'로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규직 전환 대상자와 신규 정규직이 되고자 하는 취업준비생 모두 공채 시험을 보게 해야 정당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정규직 전환으로 비롯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만들고, 청년들이 우려하는 지점들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 소장은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젊은이들의 양질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되풀이될 것"이라며 "젊은 세대가 취직이 안 되고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비정규직들이 아무런 노력을 들이지 않고 공을 가져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채용 비리 문제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규직 전환이 예고된 상태에서 친인척을 협력업체에 넣거나 인턴으로 채용하는 등 연고 채용을 하는 문제가 여럿 있었다"며 "인천공항공사는 정규직 전환 선언 이후에 입사한 사람들은 적격 심사 절차를 거치겠다고 했으니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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