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던지는 메시지는 함께 고민해야 할 우리의 숙제
봉준호 감독이 던지는 메시지는 함께 고민해야 할 우리의 숙제
  • 장화경 기자
  • 승인 2020.02.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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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4관왕을 기록한 영화 '기생충' 을 이끈 봉준호 감독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을 거쳐 미국에서까지 '기생충'은 한국 영화 역사 101년만에 대단한 성과를 이룬 것이다. 국내외 언론의 집중조명이 되면서 여러 각도에서 영화를 분석하고 봉감독에 대한 관련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까지 매출액이 오를 정도라고 한다. 가히 봉준호 신드롬이라 할 만 하다.

영화 전문가도 아니고 해설을 할 역량도 되지 못하지만 '기생충'은 영화를 보고나서는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 블랙 코미디라고 하는 영화들의 특성처럼 묵직한 주제를 일반 대중들이 보다 접근하기 쉽게, 그러면서 메시지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 흔적들을 느낄 수 있었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이 살아온 시대, 지금도 진행중인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주며 관객들이 함께 생각해보자고  호소하려 했던 것 아닌가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이른바 신자유주의 흐름에서 나타나는 양극화, 빈부 격차, 갑과 을의 관계를 그려보면서 앞으로의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압축성장, 민주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새롭게 풀어야 할 많은 숙제를 목도하고 있다. 불과 인구의 1%도 되지않는 이들이 부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 빈부차이가 곧바로 계층차별의 명분이 되는 불건전성, 가지지 못한 '을'은 사회 어디에도 두 발로 설 수 없는 비극을 곳곳에서 발견하고 있다.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가난에 몰려, 기회를 찾지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가족들의 소식을 어렵지 않게 접한다. 이들도 '기생충'의 기택(송강호분) 가족처럼 졸업장을 위조하고 거짓말을 해서라도 부자들에 기생할 수 있을 까? 남을 속이고 나를 거짓으로 위장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하는 그런 세상은 영화에서만 가능할 지 모른다. 패러디적 요소이긴 하지만 많은 빈자들은  영화에 나오는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대사처럼 계획을 미처 세우지 못한 채 힘겹게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봉준호 감독은 외피만 선진국을 향하는 우리 사회를 향해서 좀더 인간다운 삶을 모든 사람이 영위할 수 있는 그런 세상, 주변의 그늘진 곳을 헤아릴 수 있는 그런 사회를 추구하자는 뜻을 담으려 했던 것 아닌가 나름대로 해석해본다.

 그런 뜻은 특정 사회나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통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이같은 문제를 다룬 '기생충'의 가치를 인정해 이번 아카데미상까지 이어진 것으로 아전인수격이지만 짚어보는 것이다.

이 와중에 봉준호의 이름을 앞세워 박물관을 세우자느니, 우리 고장출신이라느니 하는 저급한 정치인들의 행태는 또다른 '기생충'의 모습이긴 하지만 이는 별론으로 생각할 일이다.

여하튼 '기생충'의 영화사적 평가는 할 처지가 못되지만 봉준호라는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묵직한 메시지는 모두가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고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인 것만은 분명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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